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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minal 본문
09:15
버스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 내 벤치 앞으로 연인이 와서 마주선다.
명절이라 내려가는 커플인가 보다 했지만 이내 서로 아쉬워하며 보내주기 싫어하는 모양새에서 한 쪽만 내려감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서로는 떨어지기 싫어하며 한참이나 마주서 있다가도, 껴안기도 하고, 손을 마주 잡기도 했다.
09:18
안내하시는 분이 큰 소리로 더이상 탈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행선지를 외치며 탈 것을 재촉한다.
이들 연인 중 여성이 이 소리에 크게 아쉬워하며 발을 동동 구른다.
잠시겠지만,
그래도 그들은 아쉬운 것이다.
여성은 남자친구에게 자신의 등돌린 모습을 조금이나마 적게 보여주고 싶었는지 이내 서로 깊은 포옹을 하고는 후다닥 버스에 뛰어 오른다.
09:20
문이 닫히고, 안내원의 안내에 따라 후진 후 빠르게 터미널을 빠져나가는 버스를, 남성은 마지막으로 여성과 떨어졌던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채 한참이나 바라보며 서있다.
이제 버스는 보이지 않는다.
다음으로 배차된 버스가 들어오고, 남성은 어깨를 한 번 크게 쫙 펴곤 그도 뒤돌아 터미널을 빠져나간다.
안녕.
설 잘 쇠고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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