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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생각 하나..둘..셋. (92)
Gonie's tistory
매일 들르던 곳 그 땐 일상이었고, 계속될 수 있을거라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편한 기억 하나'가 있던 곳.
친구는 많은 이를 초대했다. 그리고 맛난 음식을 가득 준비해주고는, 다른 약속이 있어 자신의 집에 우리만 남기고는 나섰다. 많은 이야기를 하며, 많은 음식과 술을 마시며 우린 즐거운 시간을 충분히 보냈다. 친구 덕이 크다. 심지어 초대된 이들과의 인연도 어찌보면 그 친구의 덕이다. 배가 고프다. 그 친구가 해준 음식들을 떠올려 본다. 밥이나 해달라고 전화를 걸어봐야 겠다.
09:15 버스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 내 벤치 앞으로 연인이 와서 마주선다. 명절이라 내려가는 커플인가 보다 했지만 이내 서로 아쉬워하며 보내주기 싫어하는 모양새에서 한 쪽만 내려감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서로는 떨어지기 싫어하며 한참이나 마주서 있다가도, 껴안기도 하고, 손을 마주 잡기도 했다. 09:18 안내하시는 분이 큰 소리로 더이상 탈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행선지를 외치며 탈 것을 재촉한다. 이들 연인 중 여성이 이 소리에 크게 아쉬워하며 발을 동동 구른다. 잠시겠지만, 그래도 그들은 아쉬운 것이다. 여성은 남자친구에게 자신의 등돌린 모습을 조금이나마 적게 보여주고 싶었는지 이내 서로 깊은 포옹을 하고는 후다닥 버스에 뛰어 오른다. 09:20 문이 닫히고, 안내원의 안내에 따라 후진 후..
03:00 잠이 오질 않아 동네 슈퍼로 향한다. 영하 12도의 날씨에 며칠 전 내린 눈의 흔적이 여전한 서울의 밤이다. 대로변에는 경찰차 두 대가 출동해 손님과 실랑이를 벌린 택시기사와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조금 지나 골목에 있는 작은 커피숖에서는 반쯤만 가려진 블라인드 안에서 조명이 깜박이고 있다. 연말 장식인듯 은은한 빛을 내고 있는 가게 안. 젊은 남녀가 마주 앉아 있다.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초와 와인, 몇 가지 음식이 살짝 보인다. 어떤 사이일까. 가게 안에는 어떤 음악이 흐르고 있을까. 늘 지나다니면서도 손님이 별로 없어 근심이 많을 것만 같았던 가게 주인은 둘 중 하나일텐데 연인(이라고 하자)은 오늘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인다. 마주 앉아, 밤새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201..
친구와 U2 3D를 보고나와 간단히 요깃거리를 찾으러 다니다 우리 동네에 있는 일본인 주방장이 있는 자그마한 이자카야로 가기로 했다. 지난 번 왔을 때와는 또 다른 주방장으로 바뀐 그 곳은 테이블 서너개와 바(bar) 형식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전부인 가게였다. 다른 곳보다 조금 저렴한 느낌의 가격표를 붙이고 있는 곳 그리고 항상 주방장은 일본인으로 채용을 하는 곳 점원은 젊은 여자 아이였는데 한국인이지만 일본어를 꽤나 능숙하게 하는 듯했다. 그렇게 안주와 술을 시키고 기다리다, 잠시 후 안주가 나왔다. '오이시소우(おいしそう)' 그냥 혼잣말로 했는데 가게가 작아서인지 점원에게는 들렸나보다. 그가 주방장에게 일본어로 방금 손님이 한 말 들었느냐고 하더니 나에겐 잘 들리진 않는 말로 둘이서 뭐라..
이사를 한다기에 필요한 걸 사주고 싶다고 했더니, '도마'를 사달랜다. 제법 큰 도마를 회사로 주문해 가져간 날. 저녁을 근사하게 차려 먹고(사실 화로 때문에 몇 시간을 고생하긴 했지만 이도 좋은 경험이 됐다), 친구는 몇 가지 종류의 치즈와 위스키를 꺼내온다. 새집에 대한 이야기, 영화 '무간도' 이야기, 세상 이야기...... 도마만을 밝히고 있는 스탠드 조명 하나만이 켜져 있는 방에서, 둘은 밤이 깊도록 즐거워 했다. 마음 따뜻해지고, 고마웠던 하루가 또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아침 출근길. 버스를 기다리던 정류장에서 눈에 띈 꽃을 든 아저씨. 이른 아침부터 배달을 가는 모양새도 아니었다. 마침 같은 버스를 탄 그는 말없이 창밖만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 잘 차려 입은 모양새도 아니었고, 정말 예쁜 꽃을 산 것도 아니었다. 들꽃을 대충 싼듯한 한 다발의 꽃. 그는 어디를 그리 아침부터 가는 것이었을까. 누굴 위한 꽃을 사서 기쁜 표정도, 슬픈 표정도 아닌 가끔씩 꽃을 바라보는 것이 전부였던 그. 그의 행선지를 알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먼저 난 내려야만 했고, 그렇게 그는 계속해서 버스에 실려 어디론가로 향했다.